길가의 작은 돌탑들/삶의 노래(詩)

청송 막걸리 집은

헤세드다 2014. 6. 10. 11:03

 

 

청송 막걸리 집은

 

사계(四季)를 머금은

훈민정음 도배지 빗장을 헤집고

시간을 거스른 조명은

게슴츠레 추파를 날리며

 

허리춤 높이 칸막이 사이로

보일 듯 보이지 않고

들릴 듯 들리지 않는

민초(民草)의 내음이 물씬한 곳

 

어제의 눈물과 회한

당장의 아픔과 웃음

내일의 시름과 꿈들이

시나브로 칸칸이 영글며

 

오동통 아담한 쥔 아지매의

설익은 입담과 곁들인 인심은

갖가지 안주 속에 버무려

만남과 헤어짐의 흔적을 메우고

 

잘나지도 못나지도

잘살지도 못살지도

별나지 않은 예사로운 이들이

반지르르 문지방을 비벼대는 곳

 

푸른 솔인지 출처가 궁금치 않는

청송 막걸리 집

오늘도 솔잎 수 보다 많은

얘기 꽃이 이슥토록 피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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