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막걸리 집은
사계(四季)를 머금은
훈민정음 도배지 빗장을 헤집고
시간을 거스른 조명은
게슴츠레 추파를 날리며
허리춤 높이 칸막이 사이로
보일 듯 보이지 않고
들릴 듯 들리지 않는
민초(民草)의 내음이 물씬한 곳
어제의 눈물과 회한
당장의 아픔과 웃음
내일의 시름과 꿈들이
시나브로 칸칸이 영글며
오동통 아담한 쥔 아지매의
설익은 입담과 곁들인 인심은
갖가지 안주 속에 버무려
만남과 헤어짐의 흔적을 메우고
잘나지도 못나지도
잘살지도 못살지도
별나지 않은 예사로운 이들이
반지르르 문지방을 비벼대는 곳
푸른 솔인지 출처가 궁금치 않는
청송 막걸리 집
오늘도 솔잎 수 보다 많은
얘기 꽃이 이슥토록 피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