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의 작은 돌탑들/삶의 노래(詩)

흔적

헤세드다 2014. 7. 5. 09:50

 

 ----- 흔적 -----

 

햇살이 얼마나 빛나는지는

나무아래 짙은 녹음으로 알고

 

바람이 얼마나 세찬지는

잎새 사이를 제치는 떨림으로 알 듯

 

파도가 얼마나 거친지는

바위에 부서진 흰 물결로 알고

 

파란 하늘이 얼마나 깊은지는

하얀 구름 몽실몽실 피어날 때 알아요

 

가슴 속 얼마나 새겼는지는

눈길 잦은 곳마다 시려지는 마음으로 알고

 

추억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는

서성이는 발걸음에 패인 자국만큼 알 듯

 

까만 밤이 얼마나 긴지는

선잠으로 얼룩진 눈물자국으로 알고

 

사랑이 얼마나 깊었는지는

헤어짐이 남긴 아물 수 없는 상처가 대신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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