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의 작은 돌탑들/삶의 노래(詩)

나의 그대(베게)여

헤세드다 2010. 12. 23. 09:22

 

 

고고성(呱呱聲)이 울리기를 머리맡에서 기다렸지

부모에게는 설렘과 기쁨을 안겼었고

내 눈물과 웃음을 죄다 삼켜버리고도

한마디 말조차 아끼며 숨죽여 지냈던 그대여

 

지친 발을 어루만져 주었고

쓰라린 가슴은 포근히 감싸 안아 주었지

무거운 머리 쓰다듬고 위로하며

심신의 보금자리 되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그대여

 

어려서는 어머니 같이

자라면서 벗이 되었고

커서는 삶의 동반자 되어

이제는 뗄 수 없는 그늘이 되었구려

 

 

오늘 밤만큼은

그대가 평생 베푼 것을 대신하려니

힘껏 가슴에 안아 입맞춤 해 주고

팔 내밀어 밤새 팔 베게 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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