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의 작은 돌탑들/삶의 노래(詩)

5초의 기억

헤세드다 2010. 11. 9. 09:57

 

 

 무엇을 하려고 여기 왔을까

 뒷머리 긁적여 봐도

 머리 속은 훤한 대낮

 

 어디에 두었을까

 고래 찾아 서랍까지 뒤져도

 가슴 속은 칠흑(漆黑) 같은 밤

 

 돈이 왜 이렇게 빌까?

 세도 또 세어 봐도

 지갑은 굶주림에 허덕이고

 

 이게 왠 돈일까

 입은 귀에 걸렸지만

 도무지(塗貌紙) 당해 본들 알까

 

 그래 그렇지 그런데 그 사람 이름이 뭐였지

 강,,,,,,,…. 에라

 그 사람 말이야 그 사람 누군지 알지

 

 그 곳 말이야 그 곳

 왜 전에 같이 놀러 갔던 곳 말이야

 어딜 말하는지 알지

 

 그 것 말이야 그 것

 아! 참 미치겠네

 그 것은 그렇다 치고 그 것 알잖아

 

 

 

분명 오늘 무얼 하기로 했는데

혹 무슨 날은 아닌가

달력이 뚫어지고 휴대폰이 부서져도

 

입에 맴맴

머리에 맴맴

세상이 맴맴

 

하늘을 올려보고 땅을 쳐다 봐도

걸어 온 길은 금새 빛 바래고

한 걸음 앞은 안개만 자욱합니다.

 

마음의 상처를 이리 쉬 지운다면

마누라 얼굴을 그리 쉬 잊는다면

삶의 고통을 그리 쉬 씻는다면

 

죄다 잊고 지운다 해도

삶의 길에 지은 죄는 새기고 또 새겨야겠지요

 

오늘도 잊은 듯 버린 듯하여

뒤돌아 보고 뒤돌아 보고

돌이켜 보고 돌이켜 보아도

 

깜빡이는 여전히

깜빡깜빡 눈 웃음 날릴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