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 길로.... 이대로 절름발이가 되면 뭐가 달라질까 다소 불편하겠지 다소 아파도 오겠지 하지만 한스러움에 그냥 모두 삭여야 하지 않을까 정비소 들러 고친들 그래서 조금 더 간다 한들 그게 무슨 의미 있으랴 폐차 장에서는 이놈 저놈 가릴 것이 없는데 가고자 하는 길까지 예전 같지는 않으리라 .. 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뒤안길을 보며 2014.05.20
이유를 찾으먼 안돼 그토록 함께라며 질주해 온 타이어가 펑크가 났다 이미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대로 지나치고 싶은 마음 간절한데 왜 이리 생각에 생각을 더 할까 이제 붙들 것이 또 무엇이 있다고 얼마나 더 달릴 것이라고 아직 미련이 조금이라도 남았었나 그냥 질질 끌며 닳고 다 닳을 때까지.. 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뒤안길을 보며 2014.05.19
감 꼭지 얼마 전에는 감 꽃이 수북이 떨어지더니 이제는 감 꼭지가 그 전철을 밟는다. 떨어지는 것에 이유가 있을까 아니 이유가 없는 것은 없을 것이다. 곧 파란 감이 커갈 때까지 또 불그스레 할 때까지 하나씩 하나씩 바닥에 떨어져 비웃으며 쳐다 보겠지만 하지만 결국 붉게 다 익었다 해서 언.. 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뒤안길을 보며 2014.05.19
밤바람 밤바람이 아픈가 보다 어두운 골목에서 신음을 하다 겨우 몸을 추슬러 비틀거리며 허공을 흐느적흐느적 하며 기억을 주워담는다. 달도 별도 전염이 되어 가슴앓이로 뿌옇게 병들어 간다. 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뒤안길을 보며 2014.05.18
비눗방울 무지개를 담은 비눗방울 두둥실 떠다니다 툭 터져버리면 감쌌던 물은 어디로 가야 할까 원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그나마 짧았던 비행을 행복이라 간직해야 할런가 이제 햇살에 몸을 맡기고 오던 길로 되돌아 가야겠지 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뒤안길을 보며 2014.05.17
여울진.... 이미 여울진 마음은 시나브로 흘러 온 시간 속에 돌처럼 굳어 변하지 않으니 이제 어찌할까 돌이킬 수도 돌이키지도 않는 것을 그저 치닫는 날들이 얼핏얼핏 낙엽 한 잎 또 한 잎 세어가며 할말 없어 누워 바라보며 이불 삼아 소리 없이 가을 밤 하늘의 별 빛 하릴없이 바라 보며 덮고 또 .. 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뒤안길을 보며 2014.05.16
散華 굵은 빗방울이 쏜살같이 내려와 메마른 콘크리트 바닥에 장렬히 산화(散華) 한다. 앞선 것은 흔적을 남기지만 아무런 미련이 없고 이어 내리는 빗방울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 빈틈을 채우더니 온 통 바닥에 지나온 이야기들을 숨죽여 적기 시작한다. 언젠가는 이렇게 똑같이 흉내를 내.. 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뒤안길을 보며 2014.05.14
기약 않고.. 밤새 먹구름은 한을 뿌리며 흐느끼더니 아침 햇살에 자리를 내어 주고는 홀가분한 듯 남녘 산자락을 몇 번이고 껴안더니 아무 말도 않고 굳게 입을 닫고는 쭈뼛쭈뼛 할말이 있는 듯 여운을 남긴 채 사라져간다. 그렇게라도 울었으니 다소 속은 풀렸겠지만 떠나는 꽁무니를 보니 당장의 .. 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뒤안길을 보며 2014.05.12
여우비 아침에 여우비가 내렸지만 햇살의 눈웃음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무엇이든 영원한 것이 있으랴마는 삶도 이와 같으리라 한 순간 왔다 어느 순간에 사라지는 다만 걸어온 길들이 각자 다르다 한들 매한가지 아닐런가 여우비같이 왔다 여우비같이 사라지는데 뭘 그리 애닯다 할까 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뒤안길을 보며 2014.05.08
민들레 홀씨 바람에 맡기고 수 많은 송화 가루 이리저리 날리어 조금이라도 물기가 있는 곳에는 소복이 모여 여지 없이 노랗게 물들어 있고 민들레 홀씨 하나하나 바람에 흩날리다 양지의 담벼락에 얼싸 안고 뒤엉켜 재회의 기쁨으로 소근소근 이야기 꽃 만발한다. 바람에 몸을 맡긴 홀씨 하나하나 세어보다 눈시울.. 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뒤안길을 보며 2014.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