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송화 가루
이리저리 날리어
조금이라도 물기가 있는 곳에는
소복이 모여
여지 없이 노랗게 물들어 있고
민들레 홀씨
하나하나
바람에 흩날리다
양지의 담벼락에
얼싸 안고 뒤엉켜
재회의 기쁨으로
소근소근
이야기 꽃
만발한다.
바람에 몸을 맡긴
홀씨 하나하나 세어보다
눈시울 붉어져
눈물 한 방울
전해 줄 뿐이다.
새겨온 지난 날들이
작은 바람에도
흩날리니
꿈인가 하여
아니
깨어나지 않는 꿈같아
가슴이 미어진다.
지나온 발자국은
송화가루같이
민들레 홀씨같이
모여서
쌓여만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