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倍達(배달)의 푸른 혼은 산산이 부서지고…
塵散(金智顯)
동녘 산허리 영롱한 햇살이 너울너울 춤사위를 시작하니
켜켜이 얼을 담아 쌓은 돌 祭壇(제단) 위
하이얀 옷 곱게 입고 두 손 높이 치켜들어
천지인의 삼위(三位)를 거룩하게 부르짖었거늘
아! 슬프고 아프도다
檀紀(단기) 4355년 삼월 아흐렛날
배달(倍達)의 위엄과 총민함은 장막(將幕)뒤로 사라졌구나
제 눈에 것만 머리에 담은 어용(御用) 지식인과
민초의 고혈(膏血)을 뽑아 기름진 자들
사대(事大)의 고량주에 만취하고
제국(帝國)의 추악한 금덩이에 빌붙어
협잡과 야바위로 착취하며 치부(致富)하던 악귀 같은 작자들
끝내 오천 년 배달의 혼이 깃든
도도한 역사의 강을 갈기갈기 짓이겨 찢어놓았다.
뭘 해도 수월했던 것이
뭘 해도 힘들고
가릴 것 없이 맛있는 것이
가릴 것 없이 식욕은 사라지고
아픈 곳이 있어도 웃으며 참았던 것이
성한 곳도 괜히 아파진다.
아! 민초여 민초여
너무도 피가 역류하니 미어지도다.
아! 민초여 민초여
너무도 몽매(蒙昧)의 극치에 할말을 잊었도다.
아! 민초여 민초여
너무도 눈도 귀도 정신도 철저히 오염되어 닫혔도다
아! 민초여 민초여
너무도 개엿 같은 역사가 시작됐도다.
아! 민초여 민초여
너무도 쓰리도록 가련하도다.
세치 혀끝으로 혹세무민하는 위정자
법복(法服)으로 위장하여 맘대로 망치 휘두르는 위법자
문필(文筆)로 민심을 둔갑술로 현혹하는 걸레만도 못한 쓰레기 언론자
분명코 배달의 강 물결에 준엄한 역사의 심판을 받으리라
민초여 민초여
매일매일의 매질에 잘 사육(飼育)된 노예민초여
던져주는 먹이 앞에 헤실 헤실 비굴하게 조아리며
오늘은 매를 일찍 맞고 자고 싶더냐?
어차피 내일도 춤출 매뜸질에 단 한번이라도
“무슨 연고로 어떤 권리로 나를 때리느냐?”
이유는커녕 맞설 용기도 없이 또 그렇게 잠이 오더냐?
그래 그렇구나 참으로 아주 잘 길들어진 집짐승이 되었구나
아,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여!
유라시아 대륙을 호령하던 배달의 기개(氣槪)는 어디 있느뇨?
저들이 작당하여 도끼눈 세워 팔 걷고 활보하며 분탕질하니
이제 불 보듯 기울어질 국운을 어찌하랴
이제 칠흑같이 찾아 올 어둠 짙은 오 년…
아니 어쩌면 갈수록 굳어 버릴 것 같은 또 몇 년…
이젠 일곱으로 향하는 하릴없는 세월 앞에
심신이 쇠약해지니 항거의 힘도 퇴색되어 그냥 아프구나
배달을 목메어 죽여 버리고
사이비와 가짜와 몰상식이 판치는 세상
어리석은 민초는 꼭두각시를 기꺼이 자청하니
희망의 불씨 마저 죄다 사라졌구나.
하지만
어찌하랴
유구한 배달의 역사를 도외시하고 철없고 이기적인
가녀린 후손들은 이제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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