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의 작은 돌탑들/삶의 노래(詩) 3

사람 그대, 사람아

헤세드다 2019. 6. 26. 09:43



-사람 그대, 나의 사람아-


사람

그대, 사람아

벌레 먹은 바람 되어

나뭇가지 일렁여야

그 끝에 왔을까 올려보는가?


이미

소용돌이치는 뜨거운 심장

그 나이테 한가운데

까치발로 버티고 있는데


사람

그대, 사람아

까만 밤 동녘 저 끝까지 태우고 지워

먼동티가 희꿈대야

마음 머물까 슬몃 서슴대며 손 내미는가?


이미

내 눈은 멀어

그대 두 눈 속에 잠긴 채

함께 보고 감고 있는데


사람

그대, 사람아

턱 끝까지 흘러내린 눈물

마르기 전 또 툭 떨어져야

사랑이란 날려갈 언어로 이해하려는가?


이미

내 숨은 멎어

그대 숨소리 뒤에 매달려

두손으로 입 꼭 막고 콧숨마저 띄어 쉬는데


일렁이고 태우고 방울지며

이미 오래전

나는 닫히고 그대뿐인데


그리고 그려도 다 그릴 수 없는 것을

사랑이란 자그만 말 몇 마디로 어떻게 다 건낼 수 있으랴

그리고 또 그려 닳고 닳아도 또 그려지는 것을


사람

그대, 나의 사람아

어찌 이리 눈가를 늘 붉게 저미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