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그대, 나의 사람아-
사람
그대, 사람아
벌레 먹은 바람 되어
나뭇가지 일렁여야
그 끝에 왔을까 올려보는가?
이미
소용돌이치는 뜨거운 심장
그 나이테 한가운데
까치발로 버티고 있는데
사람
그대, 사람아
까만 밤 동녘 저 끝까지 태우고 지워
먼동티가 희꿈대야
마음 머물까 슬몃 서슴대며 손 내미는가?
이미
내 눈은 멀어
그대 두 눈 속에 잠긴 채
함께 보고 감고 있는데
사람
그대, 사람아
턱 끝까지 흘러내린 눈물
마르기 전 또 툭 떨어져야
사랑이란 날려갈 언어로 이해하려는가?
이미
내 숨은 멎어
그대 숨소리 뒤에 매달려
두손으로 입 꼭 막고 콧숨마저 띄어 쉬는데
일렁이고 태우고 방울지며
이미 오래전
나는 닫히고 그대뿐인데
그리고 그려도 다 그릴 수 없는 것을
사랑이란 자그만 말 몇 마디로 어떻게 다 건낼 수 있으랴
그리고 또 그려 닳고 닳아도 또 그려지는 것을…
사람
그대, 나의 사람아
어찌 이리 눈가를 늘 붉게 저미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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