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trl+C의 착각--
방아쇠를 단 돌도끼
버젓이 대낮을 활보하는 도깨비들
현실은 꿈을 비웃고
밑동이 썩은 이정표는 영면(永眠)에 들어섰다.
갈수록 벌어지는 간극(間隙)은
변방(邊方)으로 변방으로 내몰리다
흐느적흐느적
벼랑 끝에서 가락 없는 춤을 춘다.
성한 관절 없는 늙은이가
핸디캡(handicap)도 없이
IT시대를 뒤쫓아가기란
언제나 결승선으로 착각한 또 다른 출발선일 뿐
모든 게 smart한 시대에 smart하게 사는 이는 참 좋겠다.
늦게야 겨우겨우 start할 수밖에 없으니
괜한 죄인 아닌 죄인 되어
자식의 눈초리조차 버겁다.
손가락으로 누른 Ctrl+C는
Ctrl+V가 얼굴을 내밀 때까지
껌딱지같이 손가락에 달라붙어
다른 것을 함부로 만질 수도
손을 닦거나 씻을 엄두를 낼 수가 없다.
안절부절, 좌불안석, 전전긍긍, 노심초사……
서로 칼날 선 공방으로
귀를 봉하고 입만 살아
도무지 대화가 안 될 때
내 속내를 Ctrl+C하여
그놈의 대갈통에
마구마구 Ctrl+V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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