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더불어(癌)살아가는날들

4월9일

헤세드다 2013. 4. 10. 10:22

 

 

임신 했을 때 입덧이 심한 상황하고 비슷하단다

음식 냄새도 다소 역겹고 먹기가 싫다고 얼굴을 찌푸린다.

어떻게 먹도록 하느냐가 문제인 것 같다

억지로 한 술 먹게 하고는 출근을 했다

점심 때 쯤에 간짜장을 먹어도 되냐고 전화가 와서

면은 많이 먹지 말고 소스에 양파가 많으니 밥하고 맛있게

먹어라고 하였다

이것 저것 가리기 보다는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도록 해주는게 나을 것 같았다.

퇴근하고 바로 시장으로 갔다

어제 해 주기로 했던 갈치 찌게를 해주기로 약속을 했기에...

몇 가지 재료와 집에 있는 야채등으로 찌게와 영양식 계란찜을

했는데 참 오랜만에 요리를 하는 것 같다.

간이 잘 배인 갈치를 골라 앞 접시에 올려 주니 맛있게

먹는 것 같아 요리한 보람이 나는 것 갔다

뭣이든 잘 먹어야 할텐데 걱정이다.

막내의 투정이라 해야하나 참 갈수록 목불인견이다.

때로는 혀 끝까지 말을 하려다 참고 참고 또 참는다.

자식이란 뭔지 아픈 제 엄마 보다 더 엄살에 투정을 부리고 있다.

나이 서른이 다되어 가는데도 철딱서니가 없으니

앞으로 이런 상황들을 얼마나 더 참아야 하고 어떻게 넘어가야 하나....

평소에도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역시나 걸림돌이 되어간다.

차라리 두 녀석 전부 빨리 독립해 나갔으면 하는 맘이 굴뚝같다.

밤에는 주사약이 반 이상 줄어 풍선 절반가량이 쪼그라 들어 있었다

내일 또 병원에 갈 여러 상황들을 생각하고

오늘 머리 속 가득한 여러 가지들를 정리하고 돌이키며

배게 속에 다 묻고 덮고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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