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더불어(癌)살아가는날들

4월2일

헤세드다 2013. 4. 3. 11:12

 

 

예상은 했지만 출근하니 일이 산더미 처럼 쌓여 무얼 먼저해야 할지 정신 차릴 수가 없었다

월 마감부터 시작해서 당장 밀린 납품과 아버지의 행정적 뒤처리 및 조문객에 대한 인사

그리고 항앙 치료에 대한 건과 보험회사 서류처리 등등등

아침부터 저녁 때까지 점심 먹을 시간도 아니 그리 먹고 싶은 마음도 없어 물만 먹고 보냈다

퇴근 무렵 큰애한테 문자가 왔다 할 이야기가 있다고

전화를 하여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작은 애의 이야기다

어느 정도 감은 잡고 있었지만 참 철이 없어도 그 나이가 되도록 이렇게 소견머리가 없을까

참 화도나고 답답하기 그지 없다.

물론 취없 시즌이기는 하지만 꼴랑 간병을 얼마나 했다고 간병 때문에 올 시즌 취업을 못할 수도 있다고

다시 말하자면 집사람 간병 때문에 취업을 놓쳤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래서 책임지란 말인가 아니면 앞으로 취업을 못하고 놀아도 군말하지 말란 말인가

어처구니가 없었다

입원해서 얼마되지 않아 큰 녀석이 그 말을 하기에

분명 네 엄마 간병과 치료는 내가 책임 질테니 취업에 전념하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만약 잘못되면 평생을 원망할텐데 부모가 되어서 어떤 어려움이 닥친다 할들 자식의

희생을 강요할까

퇴근해서 집사람을 식당으로 불러내었다 나가기 싫어 궁시렁 거리는 소리를 뒤로하고

무조건 나가자고 했다

작은 애가 있으니 들어면 곤란하지 않는가 그렇다고 나가라고 할 수도 없으니

조용한 곳으로 우리가 나갈 수 밖에

어차피 결론이 나와  있는 이야기지만 괜히 신경질을 내고 짜증을 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말할 수는 없지 않는가

'작은 녀석이 지금 자네 간병 때문에 취업을 놓쳐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지만

서운하고 내 마음도 아프지만 앞으로 왠만한 일은 애한테 기대지 말고 스스로 하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매끄럽게 대화 되지도 않겠지만 이런저런 짜증을 퍼묻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떠나 보내고 아직 마음 추스릴 겨를도 없이 당장 서글픈 현실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집에 와서는 작은 녀석에게 좋게 말하였다

생각같아서는 앞으로 간병을 그만 두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었지만.........

간병도 나름이지 전혀 거동조차 못하는 중병환자도 아니니 그렇게 수발할 것 없다고 또 너무 그렇게 하면  어느 정도 운동을 해야하는데 오히려 환자에게 해가 될 수 있다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네 취업이 우선이며 간병은 내가 해도 되니

모든 것을 취업에 전념하라고 했다

밖에 나가 혼자 술 한잔을 했다 이런저런 생각에 복받쳐 눈물이 나지만

어쩌겠는가 현실에 닥친 일들에 슬픔은 가슴 속에 묻어야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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