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의 작은 돌탑들/삶의 노래(詩)

이정표 없는 갈림길에서

헤세드다 2011. 7. 2. 14:47

 

 

사연은 길을 만들고

길은 사연을 먹고 자란다.

 

태고(太古)의 길은

물 따라 산 따라

바람의 향기로 이어지는데

 

작금(昨今)의 길은

이기심으로 뚫고 내질러

탐욕의 악취로 이어져있다

 

고딕의 길을 한 치라도 벗어 날 양이면

죄다 빨간 눈으로 철퇴를 휘두르지만

벗어 난 이의 피 묻은 날개가 부러울 뿐이다.

 

육신의 길은 선택 없는 에스컬레이터 위를

가슴의 길은 잡지 못할 뜬구름 위에 두고

서성이든 발걸음에 짓이겨진 갈림길

 

억지로 두 발 떼어

하늘 향해 뛰어 본들

매한가지 그 길이 아니었던가

 

육신의 나이만큼 무거워진 마음이 족쇄 되어

타협과 외면의 안주(安住)

가슴의 길을 아사(餓死)시켜버렸다.

 

나의 뒤안길에는

드문드문 팔 없는 이정표만

메마른 바람에 고개 숙여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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