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의 작은 돌탑들/삶의 노래(詩)..2

반도(半島)의 신음(呻吟)

헤세드다 2015. 1. 20. 10:54

 

 

--반도(半島)의 신음(呻吟)--

 

한 통속이라

, 아래는 분명 많이도 닮았거늘

극구 부인(否認)하며

철천지원수(徹天之怨讐)같이

서로는 죽기 살기로

헐뜯는다.

 

뭐가 다르랴

성씨(姓氏)가 다르고

()이 다를 뿐

! 그렇다

나이도 제법 차이 나는구나

 

구중궁궐 속에

애비 잘 만나

갖은 혜택 누리며

자리 그저 받았으니

제 잘난 맛에

안하무인

고집불통

무소불위

오만 방자하다

 

민주와 자유를 감금하고

저항의 소리 난도질하며

고상하게

우아하게

독야청청(獨也靑靑)한 척

독불(獨不) 정정이니

 

머리가 텅 비었는지

익힐 것만 익혔는지

외통에 먹통

무지와 무분별

무개념에 개똥철학

()으로 무장하나

()의 장막으로 둘러쌓나

뭐가 다르랴

 

도대체

배 한번 곯지 않고

민초의 서러운 눈물 알 길 없이

입만 뻥긋하면

경제 또 경제

언제 그 덕에 살았더냐?

모든 민초가

우리 속에 갇혀

밥만 주면 행복한

굶주린 돼지로 보였는지

오로지

사료 찾는 시늉 잘도 한다

 

십상시(十常侍) 장식(裝飾) 박힌 문고리

주변을 기웃대는 알랑쇠와

알아서 기는 바라기들

뺏기기 싫고

쌓고 더 쌓아

자손만대 향유하려

자리 지키고 한자리 처먹으려

알짱거리며

비벼대는 소리에

역겨워 구역질하다

울분의 붉은 핏덩이

내장(內臟)까지 죄다 쏟고 싶다.

 

서슬 퍼렇던 날

오적 시(五賊時)를 토하던 한 문인(文人)

세월 앞에 변절(變節)하고

배부른 붓과 펜은

비만에 날이 무디어

보고도 못 본 척

더러움을 묻히기 싫어

그저 보이는 꽃과 바람만 찾아

위선과 가식으로 가득하니

어찌

통탄하다 말 않을까?

 

무엇이 그리 두려운가

열 손톱 하나씩 뽑히고

손가락 하나씩 잘려가도

한 점 한 점 살이 뜯기고

뼈 마디마디가 부서지도

심장마저 터져 선혈이 낭자하는

고통이 극에 달한 들

어찌 철퇴 두려워

외면하고 달콤함만 찾으랴

 

비록

뱃가죽 등에 달라붙어

굶어 죽는다 한들

참고 견딜 수 있으리라

좀 더 먼 훗날

자식(子息)이라도 꿈꿀 수 있는

희망의 연() 떠오를 수 있다면

순례자로 살아도 좋으련만

 

유사(有史)이래

반도의 신음은 언제 끝나려나

갈라져 있는 것도 비통한데

, 아래에서 자리보전하려

애꿎은 반도의 허리(休戰線) 수시로 조여 대니

밟히고 짓이겨 눈물 속에 핀

질경이 꽃이며

가엾고 가엾도다

, , 좌우 어딜 봐도

꿈도 희망의 출구

찾을 길도 기댈 곳도 없구나

 

!

반도 문인들이여!

지금 행복하십니까?

은둔의 휘장(揮帳) 뒤에

, 하늘, 바다만 바라보며

언제까지

사랑의 어여쁨과

이별의 아픔만 찾으리오

아름다운 금수강산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

지키고 가꿀 이

과연 뉘 몫이더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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