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뒤안길을 보며

계절은 가사하여..

헤세드다 2014. 4. 8. 09:57

 

작년 여름에 병들기 시작한 계절은 가을이 되어 생사의 고비를 넘기더니

삭풍에 점점 굳고 또 굳어 봄 바람과 함께 가사상태에 빠져 버렸다.

시간이 멈춰 겨우 링거와 산소 호흡기에 의지한 채 하루하루를 연명하지만 굳이 그렇게

유지해야 할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꽃 봉오리는 추억을 간직한 체로 새싹은 뾰족이 뒤안길을 삼키고 고개만 내밀다 더 이상

포기하고 말았다.

오늘은 어제이고 내일은 어제 되어 더 이상 오늘이 존재하지 않으니 무얼 더 바랄까

설령 칠흑 같은 바다에서 꺼져버린 등대 불이 다시 비친들 반대편으로 아니 그냥 수장을

시키는 것이 나은 일인지는 모르겠다.

하루 또 하루를 전혀 의미를 찾을 길 없는 그 길은 에스컬레이터처럼 의지와 상관없이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기고 있지만 무심히 바라만 보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릴 뿐이다.

 

'부딪히며 느끼는 것들 > 뒤안길을 보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此岸이란...참 그렇구나...  (0) 2014.04.10
한계점 또 임계점을  (0) 2014.04.09
조롱  (0) 2014.04.07
그 날을  (0) 2014.04.04
기증  (0) 2014.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