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더불어(癌)살아가는날들

6월14일

헤세드다 2013. 6. 15. 10:25

하려고 이미 알고 있는 시선을 피하려 애쓰지만 그렇다고 싶게 물러날

나도 아니니 돌리는 곳으로 왔다 갔다 하니 피식 웃으며 포기하고 만다.

선식을 주며 아침을 어떻게 줄까 물었더니 배가 고픈지 아니면 울렁거림이

덜하여 밥을 먹을 있는 상황이 되는지 “밥이 먹고 싶어”하며 잘못을 학생이 선생님에게

말하듯 눈을 내리고 양손을 살짝 꼬오며 말한다

‘그래 밥이 먹고 싶다는데 이런 감사할 데다’라고 생각하며 OK 내가 맛있게 잘해줄게 기다려”  

하고는 전기 밥솥 보다는 작은 가마솥에 하는 것이 나으리라 생각하고 준비를 했다

아무래도 가마솥에 하면 타거나 삼층 밥이 되지 않게 신경을 많이 써야겠지만

노하우도 있는데 무얼 망설일까?

시간은 걸리겠지만 처음부터 화력을 약하게 하여 중간에 한두 뚜껑을 열어 보며

최대한 뜸이 골고루 지게 밥을 지었다

역시 노력한 만큼 결과는 성공이었다

밥이 되었다며 반찬 두어 가지와 맛있게 먹는 것을 보니 사실이지 눈물 나게 고마웠다

점심 때에는 일이 바빠 전화로만 식사한 것을 확인하고 시간 쯤에 다시 전화하니

상태가 좋지 않지만 기운을 내서 가요교실에 왔다고 한다.

이제 슬슬 몸이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니 마음이 조금씩 놓이기 시작한다.

저녁에는 시장을 들러 순두부를 사왔다면 찌개를 만들어 달라기에 묵은 김치를 깔고

순두부와 여러 양념을 곁들여 상을 차렸더니 “이제 요리가 하루하루 좋아진다”며

그릇을 뚝딱 해치운다

“이 사람아 나도 요리 잘해 왜이래? 하고 농담을 하고 있자니 큰애가 퇴근을 하고 오기에

“환상적인 순두부 찌개를 만들어 놓았으니 맛있게 먹고 뒷정리 부탁해” 하고는 운동을 나섰다

운동을 마칠 즈음 구미에 사는 동생이 느닷없이 전화가 와서 “이제 퇴근하는 길인데

지금 대구로 바로 올라갈 테니 한잔 사달라”고 하여 집에서 기다렸다 집사람과 잠깐 얘기를 나눈 인근 술집으로 향했다

이렇게 갑자기 올라 때는 뭔가 일이 있을 텐데 하며 내심 걱정했는데 예상이 맞았다

살아 가는 여러 이야기를 했는데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많이 힘든지 계속 술만 마시기에 “그래 내가 어떻게 수도 있는 부분도 아니고 그렇다고

말을 본들 말을 들을 것도 아니니 술이나 실컷 마시자” 잔에 모든 것을 담고 담아

그냥 마시고 마셔 본다.

내일은 구미에 내려 가기로 약속을 하고는 집도 모텔도 대리운전 해서 구미 가는 것도 싫다 하니

혼자 집에 가면 기분에 술에 취해 차를 몰고 갈까 걱정이 되어 패스포트를 뺏어 버리고

앞에 집을 두고 주차해 놓은 동생 차에 조수석에 동생은 뒷좌석에 누워 잤다

“차 안에서 꼼짝 않고 있을 터이니 행여 몰고 어디 생각은 꿈도 꾸지 마라” 재차 경고하고는……

이래저래 주변의 상황들이 가슴 미어지고 답답하여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모두모두 되어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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