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더불어(癌)살아가는날들

6월1일

헤세드다 2013. 6. 3. 10:37

 

세월이 유수 같다는데 우리 집 시계는 왜 이리 더디게 가는지.......

버스를 타고 있는 것 처럼 주변은 분간하기 어렵게 휙휙 바람 소리 내며

지나가는데 집안은 멈춰진듯 한 느낌이다.

이 계절이 바뀌고 또 바뀌어야 함암 치료가 끝날텐데

그냥 계절을 건너 뛰고 싶은 심정이다. 그 시간의 몇 곱절 만큼 삶이 단축된다 해도

토요일이라 그리 바쁘지도 않고 크게 할 일도 없지만 큰애가 출근하는 주간이라

평소처럼 나섰다.

오늘 저녁은 막내도 내일 서울로 일찍 가고 하니 삼계탕을 해서

같이 먹으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스케줄이 바빠 나중에 해 주겠다며

점심도 밖에서 약속이 있다고 해서 말도 못하고 나설 수 밖에...

큰애가 출근을 하며 차 안에서 저녁에 삼계탕을 만들테니 엄마가 없어도

셋이 먹자고 하였지만 그만두라고 하였다

속내는 내가 먹고 싶은 것이 아니라 막내가 올라 가면 자주 올 수 없으니 엄마로서

저녁 한끼 제대로 해 주라고 한 것이었는데......

월 마감등 대충 회사 일을 마무리하고 점심이나 제대로 먹었는지 전화를 하니

왠일인지 저녁에 삼계탕을 해주겠다며 일찍 마무리하고 귀가한다 하여

얘들에게 네 엄마한테 이렇게 전화왔으니 그리 알고 저녁 때 일찍 들어오마

하고는  운동을 하러 나섰다

5시경에 어떻게 되어가는지 궁금하여 얘들에게 전화를 했더니 엄마한테 소식이

없어 둘이서 시장가서 삼계탕 재료를 사서 이제 준비를 한다며 약간을 뽀루뚱한 음성으로

대답을 한다.

이게 아닌데 하고 집사람에게 전화를 했더니 6시 반이 되어야 집에 들어 간다고 한다.

엎드려 절 받기가 아닌가 얘들한테 좀 해줘라고 했더니 결국 내가 먹고 싶어 그런 것으로

된 것 같아 한편으로 씁쓰레하지만 이제 와서 달리 뭐라고 말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되려 얘들이 부모를 챙겨주는 모습이 되어 버렸으니................

저녁을 먹고는 막내는 내일 갈 준비로 집사람은 같이 아침 일찍 산악회 같 준비로

나는 거실과 화장실 청소 등등으로 모두가 각자의 임무로 분주히 움직이다 보니

벌써 시간이 11시가 다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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