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의 작은 돌탑들/삶의 노래(詩)..2

광화문 광장에 핀 꽃이여

헤세드다 2016. 11. 16. 15:38




--광화문 광장에 핀 꽃이여!--


 

아장어정 어정아장

자박저벅 저벅자박

앙큼성큼 성큼앙큼

모여온다 몰려든다

이 땅에 살아있는

걸음걸음들이 하나 된다.


 

작은 빛 모여 불바다로 넘실대고

방울방울 촛농이 가슴에 떨어지니

심장은 쿵쾅쿵쾅 요동치고

힘줄은 불끈불끈 치솟으며

피는 펄펄팔팔 끓고

마음은 얼음같이 차갑게 식어간다.


 

지구 탄생 45억 년

인류기원 500만 년

세상에 이런 일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다.


 

내 진작 이럴 줄 알았다.

목이 터지도록 수없이 외쳤건만

오히려 미쳤다고 손가락질하더니

도대체 누가 미쳤단 말인가?

속고 또 속고는

이제야 깨달았단 말인가?.


 

!

슬프지만 눈물이 나질 않는다.

!

아프지만 통증을 느낄 수 없다.

!

참담하지만 말을 이을 수 없다.


 

이따위가 어떻게 나라냐?

저따위가 어떻게 통치자냐?

그따위가 어떻게 보좌(補佐)고 위정(爲政)이냐?


 

홍익인간으로 단군(檀君)이 세운 나라

뜨거운 피로 선열(先烈)이 지킨 나라

땀과 눈물로 민초(民草)가 이어온 나라

오천 년의 찬란한 문명의 나라

동방의 등불로 우뚝 선 나라

유구한 반만년의 강물 앞에 

인두겁이 부끄럽지 않더냐?


 

애비와 일당(一黨)은 군홧발로 짓밟고

딸년과 무리들은 오방낭으로 유린하니

어찌 이 나라가 너희들의 것이며

어찌 이 나라를 너희들이 먹칠하느냐?

시정잡배도 너희보다 못할까

언젠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이 있으리라


 

!

가없이 가련한 민초여!


북풍 눈보라도 참고 견디며

무시당하고 짓밟히고 짓이겨도

다시 돋는 잡초같이

우린 분명 다시 일어서리라

우린 반드시 다시 나아가리라

우린 기필코 다시 민초의 꽃을 피우리라


 

광장(廣場)에 핀 꽃이여!

광장(廣場)에 흘린 눈물이여!

광장(廣場)에 외친 함성이여!

광화문은 똑똑히 오늘을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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