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의 계절--
싱그러움에 젖은 푸른 잎들과
태양을 향해 질주하던 나뭇가지들
회색 빛으로 헤지고
앙상히 메마른 삭정이를
하나 둘
갈볕에 떠나보내고
흐느끼며 휘몰아치는 뒤울이 속에
날 선 철퇴같이
폐부 속으로 곤두박질치는
눈보라
눈보라
고개 숙여 초라한 몰골로
버겁게 버텨 서있지만
마저 벗은 알몸뚱이는
눈물샘조차 얼려 붙고
통증은 극에 달해
아프고 또 아파
고통도 한 몸 되었지만
불사조 같은 헛된 사집(邪執)은
또다시 꿈틀대는구나
그래 떠나기로 작정한 길에
뿌리털마저 죽여야지
어차피
봄은 또 오겠지만
나의 봄은 아니니까
떨치고 벗었다는 것에
착각이 부른 기망(欺罔)을 돌아보니
뒤안은 너저분하기 그지없구나
아!
제발 다시는
속죄의 계절을
되풀이 맞지 않았으면…
'길가의 작은 돌탑들 > 삶의 노래(詩)..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이(錢) 종이(從)… (0) | 2016.03.17 |
---|---|
마음의 무게 (0) | 2016.03.09 |
명절이 다가오면 (0) | 2016.01.27 |
시(詩) 영상 (0) | 2016.01.22 |
별빛 그 그리움으로 (0) | 2016.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