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의 작은 돌탑들/삶의 노래(詩)..2

속죄의 계절

헤세드다 2016. 3. 5. 10:38

 

 

--속죄의 계절--

 

싱그러움에 젖은 푸른 잎들과

태양을 향해 질주하던 나뭇가지들

 

회색 빛으로 헤지고

앙상히 메마른 삭정이를

하나 둘

갈볕에 떠나보내고

 

흐느끼며 휘몰아치는 뒤울이 속에

날 선 철퇴같이  

폐부 속으로 곤두박질치는

눈보라

눈보라

 

고개 숙여 초라한 몰골로

버겁게 버텨 서있지만

마저 벗은 알몸뚱이는

눈물샘조차 얼려 붙고

 

통증은 극에 달해

아프고 또 아파

고통도 한 몸 되었지만

불사조 같은 헛된 사집(邪執)

또다시 꿈틀대는구나

 

그래 떠나기로 작정한 길에

뿌리털마저 죽여야지

어차피

봄은 또 오겠지만

나의 봄은 아니니까

 

떨치고 벗었다는 것에

착각이 부른 기망(欺罔)을 돌아보니

뒤안은 너저분하기 그지없구나

 

!

제발 다시는

속죄의 계절을

되풀이 맞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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