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의 작은 돌탑들/삶의 노래(詩)..2

연 초록의 향연

헤세드다 2015. 5. 11. 15:28

 

 

           --연 초록의 향연--

 

온 산은

산수유, 진달래, 산 벗 향 가득한 비누로

구석구석 곱게 칠 하더니 

송화 가루 노랗게 온 몸을 뿌릴 때면      

겨우내 검게 찌든 때를 씻고

연 초록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어쩌다 비라도 내리고 나면

싱그러운 연 초록의 향연에

시리도록 눈부셔

마음은 뭉게구름 속을 헤집는다.

 

언젠가부터

연 초록색을 보면

마냥 가슴 떨림으로 다가온 것은

어릴 적 기억 저편에

고향 뒷산 정경을

사무치게 새겼나 보다

 

구비구비 계곡을 따라

연 초록이 휘저으면

새 생명은 산마루로 치닫고

내 마음은 저절로

고향 향수에 녹아

집단폐사(集團斃死)된 꿈들이 꿈틀거리니

언제나

설렘으로 다가오는 연 초록의 나날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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