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만 바라보지 말아요--
위만 바라보지 말아요
수중발레의 화려하고 우아한 자태만을
물속에서 산망스레 발버둥치는
볼썽없는 손. 발짓
그 수고로움이 있다는 것을
위만 바라보지 말아요
꽃의 예쁘고 고운 빛깔만을
어둠 속에서 돌멩이 부여잡고
흙덩이에 부르터는 뿌리의 신음
그 통증 오롯이 견디고 있다는 것을
위만 바라보지 말아요
명예와 권력과 부(富)의 호사스러움만을
애끓는 심신의 고통을 참고
자존심마저 팽개친 처절한 삶
그 가늠키 힘든 아픔이 널브러져 있다는 것을
위만 바라보지 말아요
태양과 달과 별의 찬란한 빛만을
딛고 있는 발바닥 아래
역사(歷史)가 뿌린 절퍽대는 눈물
그 바람으로 휘감겨오는 단말마들을
위만 바라보지 말아요
철학의 형이상학적 이상향만을
지극히 상식적인 보편성도
상상을 초탈(超脫)한 특이함
그 어울리지 않는 불협화음이 공존해야 함을
발맘발맘 살아가는 날들이지만
가끔 위를 보며 진리의 바다에 유영(游泳)하고
아래에 부대끼는 세파(世波)에 기꺼이 순응하여
배려와 이해 용서와 사랑하며
우리 손잡고 더불어 함께 걸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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