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더불어(癌)살아가는날들

9월 12일

헤세드다 2013. 9. 13. 09:59

 

그친 듯 하던 비가 출근을 앞두고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설렁탕을 데워 아침을 챙겨주고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일을 하려니 아직 다 가지

않은 여름의 후텁지근한 날씨 탓에 땀이 비 오듯 흘렀다.

점심 때는 막내가 보내온 쇠고기를 안 먹었으니 점심 때라도 먹어야 한다고

출근 길에 당부를 하여 대충 마무리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오는 길에 시장에 들러 상추와 삼추를 사오라 하여 시장에 들렀다 집에 가니 점심 먹을

준비를 다 해 놓고 있었다.

점심을 먹으면서 그래도 자식 덕에 이런 일도 있는구나 하며 웃으며 잠시

취업 때문에 마음 고생 했던 불과 몇 달 전의 기억들이 순간 떠 올라 격세지감임을

실감케 한다.

오후에도 비는 잠시 그치는 듯 하다 오고 반복을 한다.

퇴근 때 큰 애를 태워 집에 오니 운동을 갔는지 전화도 받지 않고 집안이 텅

비어 있었다.

미리 간다고 전화라도 해 주지 않고…………

저녁에는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친구로부터 위로 차 술 한잔을 사겠다는 하여

시장에서 전어 회를 시켜 술을 한잔하며 그간의 안부와 상황을 얘기하였지

마음에 많이 걸렸다.

평소 전어 회를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어쩔 수 없이 먹지를 못하니 혼자 몰래

먹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조금 늦게 집에 오니 큰애는 내일 서울로 막내에게 올라 간다며 이것 저것

친정 어머니 마냥 짐을 꾸리고 있었다.

어서 완쾌 되어서 같이 올라가 보아야 할 텐데 오지 않을 것 같은 올 가을도

이렇게 찾아 왔는데 모든 상황이 좋아져 기분 좋게 막내를 보러 서울로

올라 갈 날도 있으리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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