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더불어(癌)살아가는날들

8월13일

헤세드다 2013. 8. 14. 09:52

오늘 아침에도 무언의 항변은 계속 되었다.

뭐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지 아니면 어떤 것을 몰라 주어 서운한지 얼굴을 뚱하게 한 체

시선을 마주치려 하지 않는다.

어제 생각 같아서는 알아서 먹든 말든 밥을 챙겨 주고 싶은 생각도 없었지만 참고 참자라는

생각으로 선식을 타고 아침 밥상을 차리고는 출근 준비를 하였다.

다 씻고 출근 시간이 임박 할 때까지 방안에서 나올 생각을 않는 것을 보고는 화가 치밀어

밥상의 밥이고 반찬이고 다 버리고 싶을 정도였지만 또 한번 참자라고 삭이고는 밥 먹어라고

짧게 조금 큰 소리를 내었더니 그제서야 죽지 못해 억지로 나오는 죄수 마냥 느릿느릿 밥상에

앉더니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듯 한 숟가락씩 슬로우 비디오을 찍는 것 마냥 먹기 시작한다.

일부러 어느 정도는 먹을 때까지 지켜 볼 요량으로 출근 복장을 천천히 갖춰 입으면서

지켜보았다.

밥을 다 먹을 무렵 아무 말없이 큰애랑 밖으로 나왔다.

같이 타고 가면서 큰애도 엄마의 행동에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지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일부러라도 병을 고치기 위해 찾아서 밥을 챙겨 먹고 해야 하는데 차려 놓은 밥도 잘 먹지

않고 자꾸만 트집을 잡고 집안 살림에 대해서는 아예 나 몰라라 하니 화가 나요라고

푸념을 한다.

글쎄 나도 모르겠다 그냥 하고 싶은 대로 둘 수도 없고 억지로 라도 밥을 먹이려니 이래 저래

화가 나지만 방법이 없구나

오늘도 역시 날씨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뜨겁게 달구어 답답한 마음을 더 미어지게 하는 것

같다.

점심 무렵 작은 애에게 전화를 하여 점심을 먹었냐고 물었더니 엄마는 생각이 없다고 천천히

먹는다고 하여 아무래도 챙겨 주지 않으면 밥을 먹을 것 같지 않아 서둘러 오전 일을 마무리

하고 집으로 가니 아니다 다를까 점심을 건너 뛸 생각인 것 같다.

달리 반찬을 만들 것은 없고 어제 해 놓은 반찬을 데워서 밥상을 차린 뒤 밥을 먹으라 하니

그래도 아침 보다는 나오는 반응 속도가 빠른 것 같았다.

점심을 먹고는 상을 치우고 잠시 앉아 있는데 얼굴에 황토 팩을 하고 있어 오후에 운동을

갈 것이냐고 물었더니 그래도 운동 가는 것은 미안했던지 고개만 끄덕인다.

다시 회사로 나서면서 밖에 나가더라도 꼭 밥은 잘 챙겨 먹으라 이르고는 인근에 있는

혈액원에 헌혈을 하러 갔다.

대기 자들이 제법 있어 한 시간을 기다렸다 헌혈 차례가 되어 검사를 끝내고 잠시 앉아 있는데

갑자기 횟수를 초과하여 전혈은 안되고 혈장은 가능하다고 하는데 혈장을 하려면 1시간 정도

시간이 걸리니 회사 일 때문에 할 수도 없고 회사로 와 버렸다.

오후 일을 갈무리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오늘 혈장헌혈을 하는 것이 나을 듯 하여

다시 혈액원으로 가서 혈장헌혈을 하고 나니 시간이 제법 되었다.

작은 애는 시내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고 하여 딱히 저녁을 준비할 것도 없고 해서 운동을 나섰다.

 

'부딪히며 느끼는 것들 > 더불어(癌)살아가는날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8월15일  (0) 2013.08.16
8월14일  (0) 2013.08.15
8월12일  (0) 2013.08.13
8월11일  (0) 2013.08.13
8월10일  (0) 2013.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