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힘들어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무엇 때문인지 어제부터 자꾸만 보이지
않는 가시가 돋친 말들은 하지만 견디기 힘들어 그려느니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누룽지를 끓여 과일과 함께 아침을 챙겨 주고 아침부터 푹푹 삶아대는 뜨거운
햇살을 뚫고 회사로 향했다.
비수기라지만 올해는 체감 정도가 무척 심한 것 같아 이래저래 눈치도 보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방법도 없고 남의 돈 받고 살아가는 직장인의 눈치 밥 먹는
것이야 하루 이틀이 아니지 않는가.
인퓨져를 제거해야 하기에 정오가 조금 지나 태워서 병원으로 향했다
평소에는 차내에 에어컨을 거의 틀지 않지만 환자가 타고 있으니 시원하게 해서
가는 도중부터 분위기가 영 이상하였다.
어제부터 시위 아닌 시위를 한다고 생각했지만 부작용으로 힘에 부치니 짜증을
내는가 했는데 갈수록 정도가 심한 것 같았다.
그냥 참고 병원에 갔다 나오면서는 점심 먹는 것도 보이콧을 행사한다.
이것저것 음식을 대면서 같이 먹자고 수 없이 말했지만 무슨 심사가 뒤틀렸는지
아예 말도 못 걸게 한다.
어제부터 지금까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부작용으로 힘들어 하는 것도 있겠지만
무언가 내게 불만이 많은 것 같은데 도무지 닫힌 입은 열 생각은 않고 뾰로통하게
차장 밖만 쳐다 보며 눈을 감고 있었다.
집에 도착하여 주방에서 점심 준비를 하며 슬쩍 보니까 훌쩍거리며 울고 있었다.
불만이 있으면 어떻게 해달라고 말을 하든가 이도 저도 아니고 눈물로 시위를
하고 있으니 이래저래 화가 치밀어 뭐라고 말을 하려 했으나 꾹 참고 점심을 준비하여
밥상을 차려 놓고 같이 밥을 먹으려고 앉았는데 밥상 앞에서 또 눈물을 보이며
먹는 것을 보니 갑자기 밥이 먹기 싫어졌다.
먹으려던 밥을 밥공기째로 밥솥도 아닌 싱크대 위에 올려 놓고 아무 말도 않고 회사로
와 버렸다.
지금 얼마나 힘들다는 것을 왜 모를까 하지만 오늘은 그것 때문은 분명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시위를 하니 참자 참자라고 수없이 눌러 왔던 것이 폭발할 것만 같았다.
배가 고팠지만 먹고 싶다는 생각도 없고 사무실에 퇴근 시간 동안 이런 저런 생각을
하였지만 결론은 참자 그리고 또 참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전부였다.
퇴근을 하여 집에 오니 계속 시위를 하겠다는 것인지 점심 때 차려 놓은 밥상이
손 하나 까딱 대지 않고 그대로 있었고 옆에 가도 쳐다 보지도 않는다.
참자라고 수 없이 마음 먹었지만 정말 폭발할 것만 같았다.
거실 의자에 앉아 한 동안을 그대 있었지만 머리 속은 복잡하여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 생각을 했다
지금 화가 나는 대로 행동을 할 수도 그렇다고 참고 넘기자니 속에서는 부글부글
끓어 오르며 폭발 직전으로 치닫고 있었지만 ‘그래 참자 그리고 집에 있으면
폭발할 지 모르니 차라리 밖으로 나가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을 정리한 뒤 오늘
저녁은 굶든 먹든 알아서 하게 두고 말도 없이 밖으로 나섰다.
술집에 혼자 앉아 술을 마셨지만 아무래도 저녁 걱정이 되어 큰애에게 저녁 밥을
챙겨 주라고 일렀더니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알았다면서 그대신 술은 마시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하지만 술 마시지 않고는 터질 것 같은 마음을 진정하기 힘들어 하루 종일 굶었지만
그냥 들이켰다.
술 힘을 빌리든 어찌 되었든 오늘 일들은 술에 담아 마셔 없애 버리자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너무도 험난하고 멀기만 한데 참고 또 참자 내일부터 아니 집에 들어가는
그 순간부터 또 간병에 최선을 다 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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