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더불어(癌)살아가는날들

5월19일

헤세드다 2013. 5. 20. 09:28

 

 

엊저녁부터 간간히 한 두어방울씩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밤새 많이도 적게도 아닌 그치지질 않고 새벽까지 내린다.

온 몸이 욱신거리고 배도 아프고 기침에 콧물까지 단단히

감기 몸살이 걸린 것 같다

새벽에 일어나 거실을 왔다 갔다하며 오늘 외출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우선 몸이 아프니 꼼짝거리기

싫었지만 그렇다고 내일 항암 주사를 맞고 나면 또 한 주간이

힘들텐데 어떻게 할까 하고 여러 생각이 앞섰다

하지만 몸은 자꾸만 바닥으로 깔리고 생각은 저멀리 가있고

일어났다 누웠다 선잠들었다 깼다를 반복했지만 도저히

외출하기에는 몸 상태가 너무 무겁다.

간단히 아침을 챙겨주었지만 또 다시 자리에 누웠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집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도 줄이고

항상 어느 정도 거리를 두었다

가끔 기침을 하는 것을 보고 혹시 내게 감기가 옮아 가지는

않을까 걱정 반 미안함 마음 뿐이다.

만약 감기라도 걸리는 날에는 항암이고 뭐고 간에 중단하고

감기부터 치료해야하기에 몸이 좋지 않아 창을 열면 들어오는

 바깥 바람 조차도 춥게 느껴졌지만 어쩔 수 없이 수시로 환기시키며

감기가 전염되지 않도록 최대한 방법을 동원했다

간병인이 왜 건강해야 하는지 절실히 실감을 한다.

집 안 청소를 해놓고도 또 다시 누었다 누워도 잠은 오질 않지만

축축 납덩이 마냥 몸이 가라 앉으니 달리 방법도 없고

외출을 가려해도 혹 감기가 더 심하면 큰일이다 싶어 이도저도

결정을 못한체 그저 누웠다 앉았다 이리갔다 저리갔다를 반복한다.

점심을 먹고도 역시 달라 질 것도 없었고 내일 항암 주사에

또 다시 반복되는 한 주간의 힘든 상황이 그려지니

집 사람 역시 이로 인한 부담감 때문에 웃음 속에 걱정이 산 처럼

크게 보인다.

위로도 하고 가급적 오늘 가고 싶은 곳으로 바팜도 쐬어죽고 해야 하는데

종일 안에서만 이러고 있으니 미안한 맘에 자꾸 시선을 피하게 된다.

저녁 때는 대충 내일 병원에 갈 이야기를 잠시하고는

감기약을 먹고 일찍 또 누웠다

아! 내가 이래서는 안되는데 콧물고 기침은 제 마음대로 코와 입을

수시로 들락거리며 잠시 쉬는 꼴을 못 보게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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