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눈 뜨자 말자 시장으로 향했다
싱크대 작업으로 도시 가스가 끊긴 상태라
아무리 빨라도 오후 2시쯤이라니 당장 아침에 끓여 줄 수도 없고
전자렌지에 뭘 하려니 딱히 할 만한 것이 없어
김밥을 사오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몇 줄을 사왔다......
밥을 먹기 전 아침에 간단히 효소를 섞은 물을 간단히 한잔하라고 내밀었더니
양쪽 무릎 아래가 많이 저리다며 풀 죽은 목소리로 말한다.
항암 주사가 끝나고도 약 2년 정도 손 발 저림이 온다던데
이래저래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모습에 시선 마저 돌리게 한다.
아침을 시장에서 사 온 김밥으로 대신하고
주방 용품을 운동 삼아 천천히 정리하라고 일러두고는 출근 길을 나섰다
그리고 점심 때 들러 같이 점심을 하고 싶어나
오늘은 월 마감을 해야 하기에 아무래도 시간을 내기도 어려울 듯하고
시간 맞추기도 힘들어 미안하지만 챙겨서 먹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계산서를 발행하며 월 마감을 하고 나니
어제의 피로가 쓰나미 오듯 밀려온다.
한참을 컴퓨터 앞에 앉아 마감을 했으니 눈 마저 뻑뻑한 느낌이다.
30여 분 쇼파에 앉아 잠시 몸을 맡겼다가
집에 일이 걱정되어 서둘러 퇴근해 오니 휑하니 바람 소리만 가득하다
오늘 계 모임이 있다고 말을 들었는데 벌써 갔는가 하고는
걱정되어 전화를 했더니 볼 일도 있고 해서 일찍 나왔다고 한다.
저녁 잘 챙겨 먹어라 당부하고는 주방 쪽에 아직 남은 정리를 하고
오랜 만에 운동이나 하려고 나섰다
요즘 시간이 어중간하여 규칙적으로 또 제대로 된 운동을 하지 못하니
몸 이곳 저곳에서 신호가 오는 것 같았다
운동을 끝내고 캔 맥주를 하나 사들고는 인근 초등학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그렇게 있고 싶었다
얼마 후 빌라 사는 사람에게 전화가 와서 잠시 이야길 나눠싸
참 빌란 사람들이 많이 살아 빌라라 이름 짓지는 않았겠지만
여긴 저 하기는 싫고 남 하는 일에 괜히 딴죽을 걸어
남의 부레를 끓이는 놈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아마 체질이 아닐까 한다.
집에 오니 계 모임에 갔던 집 사람이 와 있었다
저녁에 추어탕 집에 가서 맛있게 먹고
그리고 포장해서 사왔다고...........
거실에 비스듬히 누워 안아 주었다
힘들지만 참고 또 잘 먹고 아프지 말라 하며............
'부딪히며 느끼는 것들 > 더불어(癌)살아가는날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2일 (0) | 2013.05.03 |
---|---|
5월1일 (0) | 2013.05.02 |
4월29일 (0) | 2013.04.30 |
4월 28일 (0) | 2013.04.29 |
4월27일 (0) | 2013.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