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다림 ---
행여 문틈으로
잦은 눈길 띄우지만
휑한 빈 바람
달 그림자 사이로
기러기 보내 전했는데
하얗게 쉬어 버린 달빛
겨우내 찬 서리에 몸 상할까
눈 이불 덮어 꼭 안아 주었는데
자꾸만 멀어지는 움트는 속삭임
아지랑이 사이로
언뜻 그림자 비친듯하여
괜스레 바빠진 머쓱한 손사래
빈자리 채워질까
꽃 방석 곱게 새로이 깔아 놓았건만
한없이 쌓여만 가는 뽀얀 먼지
이미 멀리 쫓아버린 깊은 잠
선잠의 끊어진 꿈결에도
자꾸만 헤집어 보는 그 내음
그 이름에 애타게 목메지만
끝내 부르지 못하고
눈물 되어 자국으로만 남기고
까맣게 숯덩이 된 가슴
재가 되어 바람에 날려도
그 곳으로만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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