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의 작은 돌탑들/삶의 노래(詩)

기다림

헤세드다 2008. 9. 24. 22:26

 

 

 

--- 기다림 ---

 

행여 문틈으로
잦은 눈길 띄우지만
휑한 바람

그림자 사이로
기러기 보내 전했는데
하얗게 쉬어 버린 달빛

겨우내 서리에 상할까
이불 덮어 안아 주었는데
자꾸만 멀어지는 움트는 속삭임

아지랑이 사이로
언뜻 그림자 비친듯하여
괜스레 바빠진 머쓱한 손사래

빈자리 채워질까
방석 곱게 새로이 깔아 놓았건만
한없이 쌓여만 가는 뽀얀 먼지

이미 멀리 쫓아버린 깊은
선잠의 끊어진 꿈결에도
자꾸만 헤집어 보는 내음

이름에 애타게 목메지만
끝내 부르지 못하고
눈물 되어 자국으로만 남기고

까맣게 숯덩이 가슴
재가 되어 바람에 날려도
곳으로만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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