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山)---
달콤한 속삭임에
화들짝 놀라
부지런히 내달음 쳤다.
바쁘게 내리치던
빨래 방망이 옆에 두고
길게 한숨 내쉰다.
간밤 꼬박 세워
그 많은 빨래 깨끗이 해치우곤
아무일 없는 듯 빙그레 미소만 머금는다.
발 자국자국마다
회한(悔恨)과 환희(歡喜)
세상 찌꺼기 쏟아 붓는다.
이미 앞선 이 쌓은 그 자리
한 구석에 살그머니
나 또한 계면쩍게 거들어 본다.
맘씨 고운 산은
밤새 이 많은 빨래거리랑
끝없이 한숨과 웃음 주고 받겠지
바위 위에 찌든
인간 땟국물 올려 놓고
소나무로 빨래 방망이 만들어
두드리고 또 두드리며
내일 맞을 준비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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