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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물씨

헤세드다 2016. 4. 6. 11:26

 

 

--꽃 물씨--

 

참으로

요상도 하다

같은 땅에 뿌리내리고

같은 하늘 바라보면서

 

빨갛고 하얗고 노랗게

제각기 꽃 색깔이 다르니

도대체 고운 꽃 물씨는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디로 숨어 가는 걸까?

 

행여 몰래

땅속에서 나뭇가지로

물감 올려 보내는가 싶어

잔가지 끝을 톡 꺾어봤지만

속에도 색()을 찾을 수가 없고

 

그럼

꽃 봉우리는 요술의 상자인가?

순식간에 물감을 만들어

채색(彩色)을 하다니

 

하기사 그렇기는 하다

같은 입으로 먹고

같은 코로 내쉬지만

제각기 심성(心性)의 색()이 다르지 않는가?

 

꽃구름으로 흐드러진 봄날

나는

어떤 꽃 물씨를 갖고

어떤 꽃으로 피다

바람에 흩날리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