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의 작은 돌탑들/삶의 노래(詩)

비상(飛翔)

헤세드다 2008. 9. 24. 22:32

 

 



훨훨 날자
두둥실 날아 보자
발이 달빛 사이 거닐 때까지
팔이 파란 하늘 물에 담글 때까지
모두가 되어 눈에 넣을 때까지
날아 보자꾸나

흰구름 징검다리 건너
낡아 까맣게 얼룩진 북두칠성 냄비에
미리내의 별이 흘린 눈물 담아
이글거리는 태양 위에 올려 놓고
응어리 설탕 녹을 때까지 펄펄 끓여보자

노란 초승달 구부려 예쁘게 머그잔 만들어
일곱 무지개 테이블에 오순도순 모여 앉아
천둥에게 희망 뮤직 쪽지 전하면
먹구름 음반 열심히 돌려돌려
빗소리 휘파람 불며 흥을 돋우겠지

새들이 테크노 춤에 비지땀 흘리고
물고기들이 흐느적거리며 blues 정분(情分)나누니
온갖 나뭇잎이 올라올라 연무되어 나르고
꽃잎이 하늘하늘 아지랑이 타고 내려 온다

무엇이 이렇게 잡고 있나
이제 놓아 때도 됐건만
훌훌 털고 떠날 때도 됐건만
발은 이리 무거운가
팔은 이리 흐느적거릴까
마음은 채비 끝나 문을 나서는데

날자 날아 보자
없어도
오라는 없어도
모두 잊고서 곳을 향해
발돋움 더하여
날아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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