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드다 2017. 5. 22. 15:10




--감꽃 아래서--


 


굳이 은둔의 삶을 살 이유가 없을 텐데

무엇이 그리 주눅 들게 했을까?

온몸을 꽃받침 속에 꽁꽁 숨고 숨기고서

드난살이 자청하니 애틋하구나


본시 천성이 숫되었나?

그리 화려하지 않아도

개운한 날 상현달 보다 더 오련함에 우아스럽고

오목조목 앙증스런 얼굴은 첫 손자보다 더 귀여운데


자그마한 송이송이 마다

불그스레한 늦가을 해넘이 가득 안고

말없이 발아래 톡톡 떨어져

미련 없이 스러지는 너의 꿈 그려보니

나는 대체 뭘 안고 갈까?

한숨만 짙어지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