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드다 2016. 11. 8. 10:17





--나뭇잎 떠나간 자리


 

햇살과 비바람 머금다

나뭇잎 떠나간 자리에는

()을 불살라 영글어진

새 생명을 품은 잉태가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한 잎 잎새마저 이럴진대

사람으로 태어나

자식 낳고 기르는 게

뭣이 대수로우랴?


파르락 떨어지는 순간까지

마지막 바람결에 흩날리며

고운 제 빛깔을 노래하니

깊은 새봄까지 그 아름다움은

추억으로 회자(膾炙)된다.


한낱 나뭇잎도 이럴진대

사람으로 살아가며

발자취에 배인 향기 없다면

뭣이 더 나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