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드다 2015. 6. 27. 10:16

 

 

 

 

--- 그리움은 강물 되어---

 

 

송화 가루 소롯이 산허리를 휘감는 날

하늘하늘 나부끼듯 날아온 꽃잎 하나

 

설은 나날들은 마음 죄며 속절없이 흘러

먼발치에서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어

 

여린 잎은 자그만 몸짓에도 일렁이며

설렘으로 한 올 한 올 살핀 둥지

 

홀연히 날아든 비에 젖은 한 마리 어린 새

어슴새벽 청문 너머 서성일 때까지 지켰었지

 

그리움은 강물 되어 너울져 흘러가고

하고픈 말은 물비늘로 일렁이다 묻혔네

 

옴시레기 보듬을 수 없어 훌쩍 날아가

하릴없이 애태우며 손꼽던 하루하루

 

해후(邂逅)의 어느 날 눈에 띈 낯선 편지 한 통

판도라의 상자는 끝끝내 후회의 족쇄 되니

 

하늘은 산산이 부서져 까맣게 흩날려

교차점 없는 서로의 길을 걸어야 할 운명이여

 

아리움으로 시린 별빛마저 사라지는 날에

다시 만나면 가슴 저민 긴 편지 눈빛으로 읽어요

 

그리움은 눈물 되어 망울로 엮어가고

하고픈 말은 바람결에 부딪히다 사라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