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드다
2014. 5. 14. 11:06
굵은 빗방울이 쏜살같이 내려와
메마른 콘크리트 바닥에 장렬히 산화(散華) 한다.
앞선 것은 흔적을 남기지만 아무런 미련이 없고
이어 내리는 빗방울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 빈틈을 채우더니 온 통 바닥에
지나온 이야기들을
숨죽여 적기 시작한다.
언젠가는 이렇게 똑같이 흉내를 내야만 하겠지 않을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듯해도
그 가을날에는 낙엽소리에
찔끔 한 방울 남긴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