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드다 2013. 7. 2. 17:04

선식을 주고 아침 밥상을 차렸으나 도무지 거실 쿠션에 비스듬히 기댄 채 먹을 생각을

않는다. 출근 시간은 되어가고 씻고 준비를 해야 하는데 계속 가만히 그러고 있으니

갑자기 짜증이 나서 아무 말도 않고 가만히 있으니 그제서야 눈치를 챘는지 먹기

싫은 음식을 먹듯 한 수저씩 들기 시작한다.

집을 나서며 상한 마음에 아무런 말도 않으려다 그렇게 하고 나가면 혼자 남아 우울한

마음에 훌쩍거리며 울 것만 같아 마음을 달래 주려 점심 꼭 챙겨 먹으라고 하곤 집을

나섰지만 조금 참고 말 것을 괜히 그랬나 싶어 후회가 되었다.

일을 하며 아무래도 뒤가 켕겨 전화를 했더니 아니다 다를까 혼자서 훌쩍거리고 있는 것

같아 달래주며 내일부터 장마비가 많이 내릴 듯 하니 가급적 오늘 외출을 하고 밖에 나가서

기분 전환도 하고 맛있는 것 많이 사먹으라고 통화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놓였다.

일도 바쁘고 와중에 휴대폰이 고장 나서 A/S 받고 나니 시간이 많이 지났다.

퇴근 무렵에 전화가 와서 운동을 간다 하기에 열심히 운동하고 저녁은 꼭 챙겨먹으라

일렀더니 할 말이 있다며 나지막이 힘없이 말을 한다. “좀 전에 병원 대장 외과에서 지난 월요일에 피 검사한 결과가 나왔는데 CEA(종양 표지자) 수치가 양호하니 그럼 내 몸에 암 세포가 없으니 이제 항암 치료를 안 해도 되지 않느냐?”며 정말 앞으로 항암 치료를 하지 않을 태세로 이야기를 한다.

지금 항암 치료 중이니 당연히 그 수치가 정상일 것이며 그렇다고 남은 항암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니까 마음 약하게 먹지 말고 남은 치료 힘들겠지만 끝까지

해 보자고 했더니 비쳤는지 몰라 안 할거야며 전화 뚝 끊어 버린다.

항암 치료 물론 하기 싫겠지 간병하는 나도 이 것이 마지막 이었으면 하는 마음은 꿀떡 같으니 당사자는 얼마나 힘들면 이렇게 말할까 싶어 다시 전화를 하려다 그만 두었다.

알고 있으면서도 괜히 심통이 나서 말 한 것을 굳이 뭐라고 말하기 보다는 이럴 때는

그냥 두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어제 공사장 소음 관계로 다시 민원을 넣었는데 오전에 구청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오늘

현장인 옆 집 주차장에서 건축 주와 담당 공무원 3자 대면을 하여 해결을 보자고 전화가 와서

시간에 맞추려 부랴부랴 퇴근하여 도착하니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뿐 만 아니라 그 동안 약속을 하고는 돌아서서 지키지 않았던 부분을 설명하니 담당

공무원이 이미 소음에 관한 동영상도 본 터라 건축 주를 다그치며 이 자리에서 서면 약속을

하고 자필 서명을 하라고 하니 더 이상 방법이 없음을 알았는지 마지 못해 다시는 일요일에

공사를 않겠다며 서명 약속을 하고 사인을 한다.

진작에 이렇게 했으면 그 동안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 공무원도 그냥 가볍게 생각했다

이제야 상황이 심각함은 깨닫고 이렇게 나섰으니 다들 탁상 행정이라 질타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큰애 보고 집에 아무도 없으니 미안하지만 꼭 저녁을 챙겨 먹으라 이르고는 운동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