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觀光) 춤에 대한 견해
--------- 관광(觀光) 춤에 대한 견해----------
삼국지위지는(三國志魏志)는 중국(中國) 진(晋)나라의 사관(史官)이었던 진수(陳壽 / 233 ~ 297))가 편찬한 사서(史書)로 그 일부인 동이전(東夷傳)에는 우리나라를 동이족(東夷族)이라 하여 동쪽의 오랑캐(중국 입장에서)라 하였는데 ‘큰 활을 든 사람’ ‘활을 잘 쏘는 민족’으로 ‘달리 해석하는 역사학자가 많을 정도로 실제 활을 잘 만들고 잘 쏘았으며 특히 내용 가운데는 ‘동이 사람들은 농사절기에 맞추어 하늘에 제사하고 밤낮으로 음주가무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음주가무라 해서 흥청망청 술을 마시고 유흥을 즐긴다는 것 보다는 문화적 예술적인 창작력이 뛰어난 감성이 풍부한 민족이라고 학자들은 해석한다. 중국 입장에서 쓴 역사서이니 타 민족을 평가절하하여 기록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 “K POP”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분명 우리 민족의 피 속에는 조상의 뛰어난 예술적 감각의 유전적 요소가 잠재되어 온 하나의 단면일 것이다.
관광 춤을 거론하면서 거창하게 동이전(東夷傳)까지 들먹이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게 받아들일 수은 있겠으나 음주가무와 연관 지어 논하려다 보니 조금 OVER하여 배달 민족의 역사까지 거슬러 올라 간 것 같다.
관광 춤이라고 하면 일명 콩콩 춤이라 하여 주행하는 관광 버스 안에서 발을 살짝살짝 뛰며(버스가 흔들림으로) 팔 혹은 온 몸을 흔들며 추는 춤으로 한 잔 술에 신나는 음악도 있으니 절로 흥이나 춤은 춰야겠고 통로가 좁아 공간이 협소하니 한정된 공간 안을 최대한 활용해 생긴 춤의 한 형태가 아닐까 한다.
한 때는 이 춤을 방송에서 개그의 소재로 사용된 적도 있었으며 지금은 승객의 안전과 이로 인해 운전자의 집중력을 떨어뜨려 교통사고 원인이 된다 하여 현행법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현행 법에는 ‘적발 시 최소 20만 ~ 최대 180만 원 운수과징금을 부과하며 노래반주기 불법설치의 경우 시설개선명령을 불 이행할 시 120만 원 과징금을 부과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처럼 법으로 금지할 때는 그만큼의 위험 요소가 있으니 하지 말라 하는 것이지만 단속의 눈길을 적당히 피해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완전히 사라지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흘러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소수의 단속 인력으로 운행하고 있는 전국의 관광 버스 전체를 단속한다는 자체가 무리일 것이다.
현행법으로 금지하는 것에 대해 옳고 그름과 규제 내용의 찬반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녹아 스며있는 우리들의 삶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최근 등산이 취미인 우리나라 인구가 1000만 명 이상이며 한 달에 한 번 꼴로 등산을 가는 인구수가 1,800만 명이라 하니 과히 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으며 이로 인해 Out Door 시장 또한 비례적으로 급격한 성장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사실 이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등산하는 인구가 이렇게 갑자기 늘어난 것은 경제적 여유와 웰빙 시대에 건강을 생각하여 그러기도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생각을 달리한다.
10여 년 사이에 등산 인구가 이렇게 급격히 늘어 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등산인구의 연령 층을 보면 통계상 비율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40대 초반부터 60대 중반이 거의 대다수를 차지하며 특히 연령대를 보면 50대가 가장 많은 것은 이 연령대가 사실은 베이비 붐 세대인 것이다. 등산 도중 산에서 마주치는 연령대도 그렇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산악회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가 50대 전,후반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베이비 붐 세대란 1955 생부터 1963 년생 사이에 태어난 자’로 규정짓는다. 그런데 베이비 붐 세대가 가만히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동시에 등산이 하고 싶어 산으로 몰렸을까? 이런 의문을 말하기 전에 베이비 붐 세대로서 이 세대의 보편적인 몇 가지 특징을 나름대로 먼저 말하고 싶다.
첫째▶어릴 적에 가난을 대물림 받아 풍요롭지 못한 힘든 생활고를 겪으며 가진 것 없이 노력하여 대체로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많다.
둘째▶내 자신은 고생하며 자랐지만 자식에게 만큼은 가난을 대물림 하기 싫다. 즉 나는 못 먹고 못 배우고 못 살아도 자식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원하대로 다 해주고 싶다.
셋째▶내 한 몸 희생하여 가족과 자식을 위해 직장에서 사업장에서 갖은 눈치,설음을 견뎌가며 몸이 부서져라 일하지만 막상 자신의 행복과 건강은 뒷전 미루고 오로지 자식 잘 되는 것만을 삶의 낙으로 살아 간다.
넷째▶이제 결혼을 했거나 결혼을 앞둔 자식을 둔 연령으로 아버지의 권위 아니 부모의 권위를 찾기 힘들며 부모로서의 대접을 받기 어렵거니와 거의 기대 자체를 하지 않는다
다섯째▶아직은 유교 사상 가운데 효라는 것이 은연중에 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어 현재 경제적 여유가 없는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거나 뒷바라지를 할 수 있는 한 해야 되다 생각하며 그러지 못하거나 그렇지 않는 경우를 접하면 이런 행위는 당연히 불효임을 의심치 않는다.
여섯째▶위로는 부모님을 아래로는 자식을 위해 헌신하다 보니 막상 노년에 대비한 자기의 몫을 챙길 여유도 없었으니 기댈 곳도 없으며 다가오는 노년을 걱정한다.
일곱째▶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급격히 변화하는 과도기적 상황의 중심에서
신,구 세대의 어느 쪽의 문화도 소홀히 할 수 없고 잠시의 방심에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어 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을 안은 채 바쁜 삶을 살아 간다.
이와 같이 베이비 붐 세대의 연령대는 대체로 이러한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관광 춤을 서두에 논하다 갑자기 베이비 붐 세대를 논하는 이유는 관광 춤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산악회에 가입하여 등산을 한지 7-8년 되었지만 보통 하산을 하고 하산 주를 거나하게 하고는 돌아 오는 버스 안에는 출발하기가 무섭게 으레 트로트를 틀고는 버스 밑 바닥이 뚫어져라 쿵쿵대며 춤판이 벌어진다.
이런 분위기가 싫어 가무가 없는 산악회를 찾았지만 소수에 불과하고 70-80 퍼센트는 이상은 거의 다 버스 안에서 음주가무를 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런 것이 싫으면 개인적으로 차를 몰고 가야 하는데 먼 거리를 운전하는 것도 쉽지 않고 경비도 만만치 않으며 등산을 할 경우 주차한 곳으로 다시 되돌아 와야만 하며 등산 후 피곤한 몸으로 운전하고 돌아 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에 산악회를 따라 가는 것이 보편적이다. 산악회를 따라 가면 전국에 숨어 있는 명산을 선정하는 일부터 모르는 산행 길을 알아서 길라잡이를 해 주니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장점도 많다.
산악회의 회장,총무등 직책을 갖고 있는 운영진 분들에게 가무 없이 산악회를 운영 할 수는 없느냐는 질문에 이런 말을 들려 주었다
“보통 일인당 25,000원에서 30,000만원 사이를 받는데 가무를 금지하면 산악회 운영 경비를 충당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통상 45인승 버스에 40명 이상을 태워야 운전기사 보수를 주고 아침 식사와 하산 주와 음식을 준비하고 나면 거의 남는 돈이 없는데 만약에 가무를 금지하게 되면 음주 가무를 즐기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한번 오고는 아예 오지 않기에 탑승 인원이 적으면 당연히 수입이 작은 관계로 도저히 산악회를 유지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탑승인원이 산악회 유지의 가장 중요한 일이기에 타 산악회의 산행 시 서로서로 동행해 주면서 품앗이 형태로 운영을 한다는 것이다.
또 산악회 회원 상호간의 불화 보다는 산행 인원의 확보에 따른 금전적 이해 관계로 인해 산악회가 해체되기도 하고 우후죽순처럼 새로 생기는데 신생 산악회의 급선무는 회원 확보이니 음주가무를 하지 않을 수 가 없는 악순환이 따른다고 자조 섞인 말로 귀띔을 한다.
실제 지금도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산악회 한 군데가 있는데 버스 내에서 가무 금지가 회칙으로 명문화 되어 있어 일체 가무 행위 즉 음악이 금지 되어 있는데 회원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달리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버스 안에서 음주 가무가 싫었지만 따라 가야 하니 피할 방법도 없었고 처음에는 이런 분위기가 잘 적응이 되지 않아 무척 힘들지만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어 이해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고쳐 먹고 가급적 앞 쪽(3-4번 째 칸)에 주로 자리 잡고 술에 많이 취한 척 혹은 피곤해 자는 척하며 애써 외면하였다
하지만 그것도 한 두 번이며 눈을 감고 있다 해서 음악 소리가 귀 전을 피해 가는 것은 아니기에 방법을 생각하다 몇 년 전부터는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귀 마개를 착용하니 효과가 아주 좋아 지금은 가무를 하는 산악회 등산 준비 시에는 귀마개부터 먼저 챙기고는 한다.
그런데 이제는 귀마개를 착용하던 하지 않던 불법적 행위이건 말건 버스 안에서 음주 가무를 하는 분들을 보면 동병상련의 동질감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2-3년 전인가 돌아 오는 길에 관광 춤을 추었던 분이 일행과 하는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친구야 우리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냐? 우리는 위로 아래로 뒷바라지 하다가 너나 나나 이제 남은 것이 무엇이란 말이냐 가족 위해 앞만 쳐다 보며 정신 없이 달려 와서 이제 조금 좌,우 돌아 볼 경제적 여유가 생겼지만 어느새 나이는 이렇게 먹고 무슨 희망이 있겠냐? 아직도 돌아 가면 이 걱정 저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으니 이럴 때나 가슴 속에 쌓여 있는 것을 풀지 어디 가서 풀겠냐? 건강하게 이렇게 나마 움직일 수 있을 때 할 수 있을 때 이렇게 흥에 겨워 춤도 추고 술도 먹고 하고 싶은 것 하다 가자 내 말이 맞지 친구야”
물론 이와 비슷한 말들은 그 이후 한 두 번 들은 말은 아니었다.
참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아마 베이비 붐 세대는 대체로 이런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지금 세대는 듣지도 알지도 못하는 ‘공돌이,공순이’ 세대 아니든가?
우리나라가 이렇게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룩하게 된 지대한 공을 세운 세대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경제의 튼튼한 허리 역할을 담당해 왔지만 자식세대에게 대접받기는커녕 이리저리 위,아래로 치여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해 버린 한이 많은 세대이다.
결론적으로 이제 관광 춤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법적 문제나 문란하고 퇴폐적으로 볼 수 있는 도덕적 문제를 떠나 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 분들은 술에 취해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고달픔에 취해 가슴에 맺힌 한을 온 몸으로 내뿜고 있는 것이다. 물론 괴변이나 지나친 자기 합리화로 판단할 수 있겠으나 오늘도 돌아 오는 버스 안에서 눈도 감고 귀도 막아 같이 동참하지는 않지만 가슴을 활짝 열고 마음으로 이들이 몸부림 치며 토해내는 그 한스러움 위에 나의 한(恨)도 살짝 곁들여 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