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드다 2013. 4. 30. 10:11

 

 

어제 열심히 꺼내 놓은 주방용품이 거실에 널부러져 있는 것을 보니

한숨부터 먼저 나왔다

새벽부터 서글프게 빗방울은 추적거리고 밑으로 밑으로 흘러내리는

빗물 마냥 마음도 아래로 축축 버들 가지 늘어지듯 쳐지는 것 같다

월요일인데 주초부터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몇가지 있는 반찬으로 아침을

먹게하고는 마무리 정리에 들어갔다

먼지가 많이 난다고 하니 방문은 죄다 닫고 문틈을 접착 테이프로 돌려

붙였다

어제 저녁 늦게까지 제법 해 놓은 것 같은데 아직 남은 일 많아 아무래도

늦을 듯하여  큰애 보고는 오늘은 버스를 타고 먼저 출근을 하라고 했다

공사 때문에 집에 있어 봐야 시끄럽고 밥도 제 때 먹을 수 없을 것은

뻔하고 처제 집에 가서 지내 것이 나을 것 같아

출근 길에 내려 주고는 아침 업무를 시작한다.

비는 내리고 이것저것 바삐 일을 하다 보니 전화가 왔다

혹 시간이 나면 처제가 비빔밥을 맛있게 해 놓았으니 먹고 가라고...

마음으로 먹은 것으로 하고 바빠서 못가니까 맛있게 먹어라고 했다

야근을 하고 몸도 피곤해 힘들텐데 그래도 제 언니 아프다고

정성껏 차려 주는 처제가 고마웠다

퇴근 길에 전화를 하니 곧 공사가 마무리 된다하여

가는 길에 태워서 같이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향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이제 힘이 없어 잘 먹어야겠다고 말한다.

참 듣던 중에 반가운 소리가 아닌가

말이 끝나자 말자

'그래 조금 먹기 힘들더라도 이것 저것 챙겨 먹으려 본인 스스로 노럭하고

또 고기 종류 특히 고단백을 많이 섭취해야 이겨나갈 수 있다고 말하고는

오늘 쇠고기를 양껏 사줄테니 먹어 보라고 했다'

방문을 열고 주방을 보니  '참 돈이 종기는 좋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돌가루 날리 주방 거실을 보니 한숨부터 흘러나왔다

새로 짜넣은 싱크대 상하를 전부 닦아내고 냉장고를 완전히 들어내어

뒤를 보니 먼지 투성이에 흟러 내린 음식물이 굳어 굳어 돌처럼 단단하게 되어 있다

바닥은 닦고 긁어내고 냉장고는 뒤 커버를 열고 냉각팬과 주변을 청소하니

까만 냉각팬이 하얗게 옷을 갈아 입고는 스위치를 넣자 말자

하늘로 훨훨 날아 가버린다

여지껏 얼마나  입고 싶지 않았던 무겁고 두터운 망또를 걸쳤으니

오죽했으랴 한다.

그렇게 한 시간이 벌써 3시간이 되었고 그 사이 퇴근 한 큰애랑 분주하게

하고 나니 그래도 한 사람 손이 무섭다고 탄력이 붙는 것 같았다

8시쯤에는 모두가 지치기도 하고 허기질 시간이라

일단 저녁을 먹고 다시 하기로 하고는 가스도 끊긴 상황이라 외식을 하러 나섰다

집에서 조금 떨어진 식당에 가서 갈비살을 하려다 조금 질기다고 해서 부드러운 쇠고기 살코기로

저녁을 먹었다

몸도 피곤해 소주 한잔을 곁들이며 먹어니

'아 나도 안주에 한잔 하고 싶다'라며

오늘은 술까지 넘본다.

다시 집에와 정리하고 청소하다 보니 자정이 넘었다

어깨죽지부터 온 몸이 뻐근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자리 잡고

구석구석 청소한 탓인지 마음은 깨운하다.

씻고 한 번 되돌아 보고 잠자리에 누우니 새벽 1시를 넘어선다.........

여백의 미학이란 말로 약간은 짜증내고 그것으로 웃었던 생각을 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