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히며 느끼는 것들/더불어(癌)살아가는날들

4월8일(1차 항암 주사 맞는 날)

헤세드다 2013. 4. 8. 16:26

 

초조함이 물밀듯이 밀려든다

잘못을 하여 매을 앞두고 있는 어린아이마냥

새벽 4시쯤 역시 잠을 못이루고 있는 집사람을 팔베게를 해주었다

토닥거리며 마음 편하게 생가하고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잠을 좀 자라고

하지만 내 팔목에는 눈물이 한 두방을 흘러내리고 이내 흐느낌으로.....

그러기를 한 시간이 지나자 숨소리가 달라 가만히 지켜보니 잠을 자는 것 같았다.

긴장되고 무섭고 떨리는 지금의 심정이야 충분히 이해는 간다.

아침 일찌 서둘러 준비를 하고 가는 길에 큰 애 회사 옆에 내려주고 칠곡으로 향했다.

간단한 접수와 진료...여러가지 부작용을 언급했지만 다행히 머리카락은 그리 빠지지 않는다는

말에 무엇보다 안심이 되었다

만약 항암 치료 중 빠지는 머리카락으로 인해 잘라야 한다면 그 보다 더한 심적 고통이 더 있으랴

항암 치료실로 들어서니 이미 여러 사람이 주사 중이었고 2번 치료실로 배정 받아 들어 가는

뒷 모습을 보니 괜히 마음이 무거워진다.

간호사에게 오늘 맞는 주사약에 대해 묻고는 적어 달라고 하였다

이미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처방전에는 colorectal cancer  (m FOLFOX6)로 적혀 있었고

그 아래 간호사가 eloxatin, 5-FV를 주액한다고 써 주었다.

그리고 4시간 정도 주입할 것이라고,,,,

얼마 후 함암 주사가 시작되는 것을 보고 손으로 눈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는 회사로 바삐 돌아 올 수 밖에 없었다.

주사가 끝나도록 대기실에 있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을 탓한들 무엇하랴.....

cancer 

cancer 

cancer 

앞으로 머리와 가슴에 혹은 눈물 속에 흘러 내려야 할 단어......

cancel

cancel

cancel

할 수 만 있다면 cancel하고 싶다.

정신 없이 일을 처리하고는 대출 마칠 시간 을 맞춰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전화를 받지 않아 '지금 병원으로 가고 있슴'이란 짧은 문자를 날리면서...

병원 도착 5분 전 쯤 문자가 왔다 끝났어'라고

홀에 있어라고 했는데 주차장 입구 벤취에  편안히 앉아 봄 햇살을 쬐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다소 안도했다

간단히 퇴원 수속과 처방약을 받고 나서

점심을 먹자고 했더니 벌써 해결 했단다

의아해 하며 쳐다보니 항암 주사를 맞으면서 옆에 있는 사람들이 여분으로 남은

죽을 먹었다고 한다.

 주사를 맞으며 점심도 먹고 한다는 말에 

아침에 보고 나온 항암 주사실의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라

참 한편으로 신기하기도 하고 이해가 가질 않았다

점심을 거른 터라 가까운 식당에 들러 같이 조금이라도 먹자고 하고는

앉아 케모포트에 꽂혀 있는 호스를 보고 주사약에 대해 물었더니 허리에 차기 뭣해서

가방안에 넣었다고 한다. 햇볕을 받으면 안된다고 하는 주사약은

가위 뼘만한 길이에 작은 생수병 크기의 주사약이 보호천에 쌓여있었다

오는 길에 다소 속이 메스껍다는 말에 '벌써 부작용이 시작되는 가 보다' 하며

걱정이 앞섰다

집에 내려 주고는 다시 회사로 차를 돌렸다

새벽부터 지금까지 아니 며칠 전서부터

정신없이 달려 온 것 같다.

맞을 매를 이제 시작해서인지 다소 긴장도 풀리고

오히려 어제보다 훨씬 마음의 부담감이 줄어 든 듯하다.

저녁에는 음식 냄새가 맡기 싫어 얼마 먹지 못했다는 말에

그래도 몸 생각해서 조금씩이라 먹어라고는 했지만 목 쪽에도

돌기 같은 것이 돋아 난 것 같아 삼키기가 쉽지 않다는 말에

이 정도 수준의 부작용만 있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앞으로 어떠한 부작용이 또 다른 곳에 어떻게 더 크게 나타날런지..........